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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반란’ 백석현, SK텔레콤 오픈서 완벽한 우승 이뤄
  • 월간골프
  • 등록 2023-05-22 09: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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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현. 사진/KPGA

‘무명’의 백석현(32)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메이저대회인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 원)’에서 생애 첫 우승에 성공했다.

 

백석현은 21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쳤다. 이로써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백석현은 이태훈(캐나다)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KPGA 코리안 투어 56번째 대회만에 거둔 첫 우승이다.

 

백석현은 KPGA 투어 최중량 선수로 명성(?)이 자자했다. 몸무게가 140kg에 육박해 대회마다 그의 존재감은 실력과 상관없이 무시무시함 그 자체였다. 

 

그랬던 그가 다른 사람이 된 것은 2019년 전역을 앞두고 ‘뭐라도 바꿔서 사회로 나가자’는 마음으로 독하게 다이어트에 매달려 80㎏까지 찍었다. 지금은 90㎏대인 백석현은 80㎏로 돌아가려 다시 살을 뺄 계획이라고 한다. 

 

백석현은 아시안 투어가 주 활동 무대였다. 태국에 살면서 2014년 인도네시안 마스터스 준우승, 2013년 월드와이드 슬랑고르 마스터스 3위 등의 성적을 남겼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내로 눈을 돌려 2021년부터 KPGA 투어를 주 무대로 옮겼다.

 

최호성(50)과 함께 공동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한 백석현은 4번 홀(파5)에서 8m 이글 퍼트를 넣으면서 백석현은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나무가 가리고 있어 그린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친 210야드 아이언 샷이 일품이었다. 

 

10번 홀까지 버디 2개를 더 보태 3타 차까지 달아난 백석현은 이태훈이 버디를 잡은 14번 홀(파3)에서 2m 파 퍼트를 놓치면서 1타 차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승부처는 16번 홀(파5)이었다. 

 

이태훈이 보기를 범한 사이 백석현은 파를 지켜 2타 차로 여유를 되찾았다. 그린 뒤 러프에서 친 세 번째 샷이 반대편 러프로 갔지만 네 번째 샷을 잘 쳤고, 파 퍼트를 놓치지 않았다. 18번 홀(파4)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리고 세 번째 샷은 벙커에 넣어 큰 위기를 맞았으나 그린 뒤 벙커에서 친 네 번째 샷을 핀 한 발짝 거리에 붙인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막판 두 홀 연속 보기에도 백석현은 첫날부터 선두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트로피를 들었다. 악천후 탓에 이틀에 걸쳐 치른 1라운드에 9언더파로 불꽃을 일으킨 뒤 끝까지 불씨를 이었다. 4m 안쪽 퍼트는 볼이 아닌 홀을 보고 스트로크하는 이색 공략이 주효했다.

 

백석현은 “마지막 홀 벙커 샷은 인생 최고의 샷이었다. 1승에 그치지 않고 2승, 3승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백석현은 퍼팅에 약점이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볼을 보지 않고 퍼트하는 이른바 ‘노룩퍼트’라는 전략으로 운명을 바꿨다. 그는 “4m 이내 퍼트는 모두 볼 대신 컵을 보고 쳤다”라고 말했다. 

 

백석현은 우승 직후 “가족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멋있는 남편, 아들로 앞으로도 남고 싶다”라며 가족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시드권 유지를 위해 급급했던 백석현은 이제 한 시름을 놨다. 그는 “사실 올 시즌 목표가 결혼한 뒤 아내와 장인, 장모님께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1라운드부터 TV에 많이 나왔고 우승까지 해 첫 번째 목표는 이뤄냈다”는 그는 “이제는 1승 그 이상을 거둔 선수가 되고 싶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시드 4년을 받았다. 4년이라는 여유가 생겼으니 스윙 등 부족한 점을 보완해 더 나은 선수가 되겠다. 일단 올해는 국내 투어에 집중할 것이다. 연말에는 해외투어 큐스쿨에 응시할 예정”이라고 계획도 밝혔다.

 

한편, 통산 3승에 도전했던 이태훈은 아쉽게 1타차 2위로 마감했고, 디펜딩 챔피언 김비오는 5언더파 66타를 쳐 공동 3위(10언더파 274타)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3언더파 68타를 친 아마추어 국가대표 송민혁과 1타를 줄인 이태희도 공동 3위에 올랐고, 마지막 날 공동선두로 출발했던 ‘낚시꾼 스윙’ 최호성은 4타를 잃고 공동 11위(7언더파 277타)로 밀렸다. 

 

대회 공동집행위원장으로 1인 2역을 맡은 최경주는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이븐파 71타를 적어내면서 공동 19위(5언더파 279타)로 대회를 마쳤다.








최영진 기자(young11@monthlygolf.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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