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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골퍼의 힘은 바로‘ 골프 대디’, ‘골프 맘’의 힘!
  • 월간골프
  • 등록 2020-02-10 18:33:49
  • 수정 2020-02-11 18: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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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골프-Since 1970=월간골프 ]



미국 LPGA투어 공식 홈페이지의 순위표에는 한국선수들의 이름이 상위권에 다수 포진돼 있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성적은 최근에 이뤄진 것이 아닌 상당 기간 ‘한국 골프의 힘’이 미국, 유럽, 일본까지 상위 리그에서 흔히 있는 일이 되어가고 있다.

   

그럼, 왜 이렇게 한국 여자 프로골퍼들은 골프를 잘 칠까.

   

어릴 적부터 끊임없이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 선수들의 노력도 있겠지만 그 뒤에는 한국에만 존재하는 ‘골프 대디’, ‘골프 맘’이 있다. 

   

한국의 자식에 대한 교육열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바이다. 자식의 교육에 쏟는 부모의 헌신은 아마도 순위로 따지자면 전 세계에서 최상일 것이다.

   

좋은 대학 진학을 위해 학구열에 불타는 자식보다 학구열에 불을 지피려는 부모님들의 열정이 더 높음은 우리는 또한 안다.

   

이런 자식에 대한 과한 교육열이 골프에서도 분연히 발휘되고 있음을 ‘골프 대디’, ‘골프 맘’이라는 단어로서 표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 주니어 골퍼를 가르치는 아빠 또는 엄마들의 열정은 ‘대단하다’는 표현을 넘어 ‘도가 지나치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상상을 초월한다.

   

2000년 초, 중반 주니어 골퍼들 취재 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바로 “우리 아들(또는 딸) 골프에 소질 있다”라는 이야기였다.

   

실제 소질이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정확하게는 주니어 골퍼들의 소질은 ‘열심히 한다’ 정도였고, 대신 부모들의 자식에 대한 믿음과 열정이 ‘대단히 지나치다’라는 정도였다.

   

그런데 그런 지나친 부모의 열정이 지금의 세계적인 선수들을 키워내는데 일등공신이었음을 또한 부정하는 사람도 없다. 

   

대부분의 스포츠가 그렇겠지만 소질을 떠나 어릴 적부터 조기교육이라는 명목 하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골프도 마찬가지여서 어릴 적 입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에는 초등학교 입학 전에 고사리 같은 손에 클럽을 쥐고, 자신의 키보다 긴 골프채를 휘두르며 꿈을 키워나가기도 한다.

   

그리고 골프에 대한 열정과 함께 소질이 조금이라도 엿보인다면 집중적인 선수 양성 과정에 돌입하게 되는데 골프 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이나 유럽과 다른 점은 골프선수로 진로를 잡았다면 결코 다른 것에는 눈을 돌리지 않고, 오로지 골프에만 모든 시간과 노력을 집중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여자아이의 경우 엄마 또는 아빠가 집중적으로 달라붙어 교육을 하게 되는데 처음에는 골프 좀 친다는 아빠가 코치이자 스폰서로서의 역할을 하게 되고, 조금 크면 엄마와 아빠가 번갈아가며 돌보다 프로테스트에 합격이라도 하게 되면 자신의 일을 모두 포기하고, 본격적으로 골프선수 딸을 위한 기다긴 뒷바라지에 돌입하게 된다.

   

바로 ‘골프 대디’로 불리는 ‘누구 누구의 아빠’가 되는 것이다. 주로 아빠가 이 역할을 담당하는 이유는 코치 역할과 함께 골프 캐디 역할도 해야 하므로 엄마가 하기에는 사실 체력적으로 힘이 붙이기도 하고, 딸을 컨트롤하기에 아빠가 더 적합하다는 판단에서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노력과 헌신에도 불구하고, 자식이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골프선수로서 자신의 자질을 의심하고, 경쟁에서 밀리게 되면 부모의 포기 또한 빠르다는 사실이다.

   

‘골프 대디’ 또는 ‘골프 맘’이 자식을 포기하는 첫 번째 관문이 바로 프로테스트인데, 아마추어 골퍼가 프로 골퍼가 되기 위해선 프로골프협회에서 주관하는 프로테스트에 합격해야 한다. 그런데 높은 경쟁률만큼 운도 작용하기에 프로테스트 최종전에서는 합격의 기쁨을 누리는 부모자식이 있는가 하면 동점자가 다수 나오기에 연장전 탈락으로 고배를 마시고 부둥켜안고 우는 부녀지간도 많이 목격할 수 있다. 

   

그런 힘든 과정을 통과한 프로 골퍼들은 또 다시 1부 투어 시드권을 따기 위한 시드전에 출전하게 되는데 사실상 여기서 많은 프로 골퍼들이 선수로서의 길을 포기하게 된다.

   

1부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은 120여명 내외인데 국내 여자대회에 출전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는 여자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과 다름 아니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이런 모든 경쟁을 이겨내고 마침내 국내 여자프로대회에 출전하게 되면 사실상 골프선수로서 성공적인 삶을 이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성공의 뒤에는 우리의 ‘골프 대디’, ‘골프 맘’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음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







- 월간골프 최영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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